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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난 느낌
제목 : RE:CYBORG 009
이야기 무대는 2013년 현재, 런던, 모스크바, 베를린, 뉴욕.., 대도시의 초고층빌딩이 차례차례 붕괴하는 동시다발 폭발사건이 발생한다. 언제, 누구의 소행으로 기획되었는지 조차 모를 무차별테러는 세계를 불안과 패닉으로 빠트리고 만다.
과거, 세계가 위기에 빠질때마다 사람들을 구한 9명의 사이보그전사가 있었다. 그 역할을 마치고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간 009 사이보그들은 자신을 나아준 길모아박사로부터의 호출로 인해 또다시 집결하려 하고있다.
한편, 009 사이보그의 리더인 일본인 ‘009 시마무리죠’는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도쿄 록본기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사이보그전사 최후의 보루인 죠는 길모아 박사로 인해 30년동안 3년에 한번씩 기억을 리셋하고 고교3년간을 반복하고 있었다.
전세계 동시다발 복발사건의 범인은?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그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 그들이 직면한 새로운 시대의 정의는? 죠의 기억이 되돌아올 때 009 사이보그의 새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이야기
2001년도판 애니를 본 이래에 새롭게 제작된 극장판입니다. 과거 시리즈 완결 이후 30년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야기 흐름이 화려한 액션보다는 이야기전체의 큰 키워드인 '그의 목소리'의 정체를 알아가기위한 대화형식이 주를 이룹니다. 때문에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실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공각기동대를 좋아하신분들이라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화형식이 의외로 재미있을 수 있겠습니다.
작화
원작, 전작 등 이제까지의 2D작품이 아닌 3D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케릭터도 3D이고 영화역시 3D로 상영하였습니다.(저도 3D로 보았습니다. ^^) 3D로 만들어진 애니라서 이걸 2D로 보게되시면 다소 작화에 불만이 있을 수 있겠으나 3D로 보시게되면 그나마 작화문제는 크게 못느끼실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3D로 보게되어 작붕에 대한걸 한번도 느끼질 못했네요.
이야기(scene)
기억에 남은 장면을 두군데 정도 소개하자면 CM에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공 죠가 전력질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처음 CM만
봤을때는 3D이고 동화도 부자연스럽고 우스웠는데요. 이 전력질주가 얼마나 심오한 부분이었는지 작품 전체를 보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장면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핵폭발을 피하기위해 가속장치로 전력질주 한 것인데요. 그 상황에서 죠가 말하는 독백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른 한 장면은 아마 이야기 전체에서 클라이막스부분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있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에피소드는 후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연출
누가 production i.g에서 만든게 아니랄까봐 초반 프랑소와즈가 비행기에서 고공낙하 할때는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의
다이빙 신을 생각나게 하네요. 그 외에 죠의 가속장치때의 슬로우모션이 기억에 남는데요. 아마 작화나 연출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을거라 짐작합니다.음악
OST는 카와이 켄지(川井憲次)께서 참여하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이 되겠습니다만, 제가 싫어하는 OST제작자가 두분 계십니다. 한분은 타이거앤버니의 이케 요시히로(池義宏)씨, 또 한분이 바로 카와이 켄지씨입니다. 카와이 켄지씨는 건담 더블오 음악 생각하시면 바로 아실 겁니다. 왜 두분을 싫어하느냐, 음악이 다 비슷비슷하고 그 특유의 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두분의 음악은 한 작품내에서의 여러음악들 조차도 비슷비슷하여 솔직히 자세히 듣질 않으면 다 비슷비슷하게 들립니다.
카와이 켄지씨는 009에서도 크게 그 틀에 벗어나지못하고 건담 더블오나 다른 극장영화에 참여한 음악처럼 만들어버렸네요.
아쉬운 점
우선 전체적인 이야기전개방식이 아쉬운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화방식의 전개와 액션 배합의 간격이 넓어서 일반인들은 다소 긴 대화방식
전개에 지루함을 느꼈을 겁니다. 조금 더 대화를 축소하고 액션을 많이 보여줬다면 상업적으로 좀 더 성공하지 않을까하는데
성공여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죠.
또한 전개방식이 동시간에 세계곳곳에 흩어진 009멤버의 이야기를 담아내다보니
시간흐름파악이 어려웠습니다. 이야기를 잠깐한것 같은데 장면전환 후 다시 돌아와보면 장소도 변해있고 시간이 휙 지나가있기도하고
그럽니다. 솔직히 본 극장판 에피소드해결에 몇일이 소요되었는지 파악이 되질 못했습니다. 보여지는걸로는 하루이틀인걸로 보이는데 만약
그렇다면 이야기의 심각성과는 다르게 ‘그의 목소리’의 정체를 알기위해 몇개의 단서와 서로간의 대화만으로 일사천리하게 문제를
해결한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 작품에는 딱 한번 베드신(서비스 신?)이 등장합니다. 저도 좀 놀랬는데요. 왜냐하면
배드신을 보여줄 이유가 없는 불필요한 장면이였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베드신은 죠와 프랑소와즈의 키스신 인데요. 제가 원작을
정독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으나 죠가 30년간 3년에 한번씩 기억을 리셋하고 그걸 감시하는게 프랑소와즈였다는데 이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고 기억이 돌아온 죠에 대해서 프랑소와즈가 반가워서 키스를 한거라면 그거대로 이유는 됩니다. 하지만... 왜 갑자기 옷을
벗는겁니까(검은색 속옷만입고), 그리고 왜 비행기 안에서... G 쥬니어도 함께 있는데... 왜 프랑소와즈는 화장실에서 기억을
찾은 자신을 보고 있는 죠를 찾아가서는 그짓을 한다는겁니까. 이 키스신은 그냥 옷입은채로 했었어야 했네요.
오바마로 보이는 인물과 여비서의 장면이 한번 나오는데요. 여비서가 오바마에게 긴급보고를 하는데 오바마의 행동을 보고 겁에 질려 도망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는 오바마가 이미 ‘그의 목소리’에 감염되어있는듯한 연출을 보여준건데 도대체 왜 이런 장면을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이라기보단 한 컷이었는데 이는 스토리상 실질적으로 미국의 최상위 층 인물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세계를 재편성하는 계획아래에 움직이는 꼭두각시라고 표현하기 위함이라는 연출로 보여지긴 하였는데요. 미국 정부가 꼭두각시라는 설정은 전체를 들어 보여주고 있는데 굳이 실존하는 현대통령과 비슷한 모습으로 나와서 굳이 그 컷을 보여줘야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만의 에피소드
제가 일본에 오면서 매주 다국어 일본어교실을 다니고 있는데요. 거기서 자원봉사로 일본어를 가르쳐주시는 야마다(山田) 선생님에게 오늘 사이보그 009를 보러간다고하니까 자기집에 사이보그 009전권이 있다면서 영화보러가기전에 선생님댁으로 집구경 겸 만화책구경을 하러갔습니다.
만화책은 선생님(50대중반)께서 11살에 구매하신 40년산 짜리입니다. ^^ 사이보그 009 이야기는 인터넷에도 나와있지만 원래 6권에서 끝내기로 했었는데 당시 워낙에 인기가 있어서 팬들의 요청으로 이야기가 15권완결로 길어졌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6권의 최종장면을 보여주셨는데요. 그 최종장면이 이번 극장용 RE:CYBORG 009의 하이라이트와
비슷합니다. 원래 6권 마지막 장면에서는 대기권 밖에서 죠와 제트가 서로를 껴앉고 빛(대기권 돌입으로 타죽음)이 되어
끝나는거였는데 어찌어찌해서 살아났다라는 전개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거죠. 결국 팬이라면 당연히 알만한 이 장면을 리메이크작에선
오리지널로 사용한것인데요. 제가 이 작품을 보기전에 선생님댁에가서 책을 접하지 못했다면 이런 제작진의 의도를 모른채 그냥 넘어갈
뻔했네요.